안녕하세요. 한 씨의 트래블 집중공격 한 트집입니다.
저는 강원도 고성에 자주 놀러 가는데 생각보다 아침이나 점심을 먹을 곳이 마땅하지 않았습니다. 전에 올렸던 포스팅에서는 고성 현지인 맛집을 추천해 드렸는데 대부분 외진 곳에 있는 식당들이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고성 초입에서 가볼 만한 밥집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입소문을 타기 전에 방문했지만 지금은 입소문을 타서 유명해진 곳도 있습니다. 제 돈 내고 직접 가본 솔직 후기 들려드리겠습니다.
1. 천진식탁
위에 올린 사진이 천진식탁 사진입니다. 저는 두 명이서 명란구이덮밥, 천진홍게라면, 천진대게장김밥을 주문했습니다. 천진식탁은 고성에 왔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한 밥집입니다. 다 해산물을 사용해서 만든 특별한 메뉴들이기 때문입니다. 천진식탁 1층에는 보배진이라는 돈가스 맛집이 있는데 웨이팅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처음 갔을 때 보배진 앞에 테이블링 기계가 있어서 1층이 천진식탁인 줄 알고 웨이팅을 걸어놓고 한참을 기다렸었습니다. 천진식탁에 가려면 꼭 옆 계단 통해서 2층으로 올라가셔야 합니다. 제가 갔을 때는 오픈한 지 얼마 안 돼서 사람이 없었는데 현재는 천진식탁에도 테이블링 기계가 생겼습니다.
가게 내부에는 4인 테이블이 8개 정도 있었고, 인테리어는 아늑한 느낌이었습니다. 음식들은 나무쟁반 위에 깔끔하고 정갈하게 세팅이 되어 나왔습니다. 명란구이덮밥은 버터향이 가득했고 계란노른자와 위에 올라간 단무지, 김, 파와 비벼 먹는 음식이었습니다. 명란이 많아서 좋았고 버터밥은 아는 맛이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느끼하고 싱거운 음식을 좋아하지 않아서 엄청 추천드리고 싶은 맛은 아니었습니다. 아이들이나 담백한 거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천진홍게라면은 대게가 하나 통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홍게살만 발라서 위에 고명처럼 올려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주문하시기 전에 확인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홍게는 생각보다 살이 많았고 제가 갔을 때는 만원으로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홍게라면은 시세에 따라 가격이 변동되고 7~8월은 금어기라 판매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게장김밥은 간이 심심해서 젓갈을 올려먹으니 맛있었습니다. 제주도에서 먹은 김만복김밥이 생각나는 맛이었습니다.
천진식탁은 메뉴가 특이해서 고성에 왔다면 가볼 만한 식당이지만, 웨이팅이 너무 길다면 다른 식당에 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2. 수제비집
수제비집은 갈 때마다 웨이팅이 어마어마해서 포기했다가 고성에 두 번째 방문했을 때 한 시간 정도 기다려서 들어간 식당입니다. 가게 앞에 4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맞은편 주택 앞에 넓은 공간이 있는데 그곳에도 주차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사장님이 너무 바쁘셔서 안으로 들어가서 직접 물어봐야 알려주십니다.
두 명이서 장칼국수와 칼제비, 파전을 주문했습니다. 파전이 맛있다고 해서 주문한 건데 양이 너무 많아서 남기고 왔습니다. 두 명이 간다면 파전하나, 칼국수 하나를 주문하던지 칼국수만 2개 주문하셔야 할 거 같습니다.
반찬으로는 무생채와 김치가 나왔고, 사람이 많아서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장칼국수 안에는 조갯살과 홍합이 적당히 들어있었고 일반 장칼국수보다는 살짝 묽은 편이었습니다. 고추장 맛이 강했고 국물이 얼큰해서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았습니다. 수제비는 얇고 쫀득해서 좋았고 국물이 맑고 깔끔했습니다. 국물은 특별한 맛은 아니었습니다. 파전에는 오징어와 홍합이 적당히 들어가 있었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맛있었습니다.
저는 평일에 갔는데도 사람이 너무 많았고, 식당 안이 좁아서 너무 북적거리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다 먹고 잠깐 앉아있었는데 대기가 많다고 하면서 죄송하지만 나가달라는 사장님의 말을 듣고 저희도 눈치가 보였습니다. 양도 많고 급하게 먹어서 밤까지 소화가 잘 안 됐습니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천천히 드시고 싶으신 분들은 다른 식당에 가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3. 베짱이 문어국밥
수제비집이 웨이팅이 너무 많아서 다른 밥집을 검색하던 중 베짱이 문어국밥을 알게 됐습니다. 건물은 컨테이너 느낌의 현대식 건물이었고 1층은 카페, 2층은 대기공간, 3층이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제가 갔을 때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허영만의 백반기행에 방영된 후 입소문을 많이 탄 것 같습니다. 바다 앞에 위치해 있어서 멋진 오션뷰는 아니지만 항구뷰를 보며 먹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문어국밥 2인분과 문어 전을 주문했고 양은 적당했습니다. 그런데 장사를 처음 하셔서 그런 건지 음식이 나오는데도 정말 오래 걸렸고 주문 순서도 헷갈려서 다른 손님들이 불쾌해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문어국밥은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라 기대가 컸습니다. 국물은 우동국물과 맑은 콩나물국밥 국물 느낌이 나서 담백하고 깔끔했습니다. 문어 식감이 야들야들해서 좋았고, 고추냉이간장에 문어를 찍어먹으니 맛있었습니다. 해장하고 싶으신 분들은 청양고추를 듬뿍 넣어서 먹으면 속이 확 풀리실 것 같습니다. 사실 먹을 때는 "와 엄청 맛있다"라는 생각은 안 들었는데 그 후로 고성에 갈 때마다 문어국밥집을 찾게 되더라고요. 그 후로 찾게 된 문어국밥 맛집은 저도맛집입니다. 문어국밥을 꼭 드시고 싶으신 분들은 저도맛집도 추천드립니다. 문어 전은 부침가루에 계란물을 풀어 숙주와 문어를 넣고 오꼬노미야끼처럼 프라이팬에 구운 전이었습니다. 문어 전은 정말 늦게 나왔고 전이 바삭하지 않고 입에서 부서지는 식감이어서 별로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